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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베이징에서 만난 살만 투르의 그린 월드

배혜은


<Night Park>(2022) 감상 공간 ⓒ Salman TOOR. 배혜은


“나는 온전한 나 자신이 되는데 도움이 되는 따뜻하고, 안전하고 또 행복한 공간을 창조하고 싶었다”
- 살만 투르-


희미하게 나타나는 밤의 무지개를 뜻하는 야홍(夜虹), 어둠과 무지개가 만나 초록빛을 만들어냈다. 베이징 M WOODS미술관에서 파키스탄 출신 작가 살만 투르(Salman TOOR,1983- )의 아시아 첫 개인전 ‘야홍(2022.12.17-4.2)’이 관객을 맞이한다. 그는 2021년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 대규모 전시로 세계 미술 애호가를 놀라게 한 다음, 2022년 신작이 포함된 27폭의 회화와 23점의 스케치를 선보인다. 퀴어와 이민자라는 사적이고 은밀한 이야기를 부드럽고, 낭만적으로 담아내며, 개인이 지닌 다양한 정체성과 사회가 자신에게 거는 기대감 사이의 모순을 초록빛에 녹여냈고, 이 색깔은 다양한채도를 넘나들며 그림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보수적인 지역에서 자란 그에게 초록색은 기억 속의 환상을 녹여낼 수 있는 변화가 가능한 색깔이다. 초록색 필터를 통해 세상을 보면 보석처럼 아름다울 수도, 혹은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살만 투르의 작품은 이렇게 여러 해석 남기며, 우리는 그가 사랑했던 사람, 사물, 그리고 풍경을 함께 바라본다. 밤 산책을 즐기며 초록빛 어둠에 숨고 싶어하는 인물을 <Night Park>(2022)에서, 사교 모임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스스로를 고립시키러 걸어 들어가는 인물을 <Thanksgiving>(2022)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림 속 인물이 진정으로 자연을 느끼며 감사하는 순간은 어두운 바탕색에도 전혀 우울해 보이지 않았다. 관람객으로서 색채의 어두움은 두려움이 아니라 내면에 숨겨진 무언가를 찾게 하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M WOODS’ 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살만 투르의 그린 월드를 나서니, 세상은 어느새 봄을 맞이하는 듯 더 푸르게 보였다.


배혜은 | 베이징대 예술경영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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